
“빌린 돈을 한 푼도 못 써봤는데, 빚만 제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빚이 늘어나는 이유가 늘 무리한 투자나 과소비인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급한 사정에 지인들에게 어렵게 돈을 빌렸는데, 그 돈이 통장을 스쳐 지나가듯 곧바로 범죄자의 계좌로 빠져나갑니다. 손에 남은 것은 한 푼도 없는데, 갚아야 할 차용증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 글은 서울에서 작은 미용실을 운영해 온 50대 여성 의뢰인이, 보이스피싱 피해와 투자 손실, 카드채무가 겹치며 채무가 1억 4,420만원까지 불어난 뒤 서울회생법원에서 변제율 24.35%, 36개월 변제 조건으로 개인회생 인가결정을 받은 실제 사례입니다.
손님 머리를 만지며 버틴 사람이, 왜 1.4억 원의 빚을 지게 됐을까요?
의뢰인은 오랜 기간 미용 일을 해 온 영업소득자입니다. 정해진 월급이 아니라 그날 오는 손님 수만큼 버는 자리에서, 스스로 가게를 꾸려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무너지기 시작한 지점은 분명합니다.
첫 번째 — 보이스피싱 피해. 의뢰인은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채권자들에게 돈을 빌렸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빌린 금액 전부를 보이스피싱범 계좌로 이체했습니다. 본인이 생활비로 쓰거나 사업에 투입한 돈이 아니라, 속아서 넘겨준 돈이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는 미제로 종결되었습니다. 범인은 잡히지 않았고, 돈은 돌아오지 않았으며, 채무만 의뢰인의 이름으로 남았습니다.
두 번째 — 만회하려던 투자. 구멍 난 돈을 메우려는 마음에 여러 증권사 계좌를 통한 주식투자와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투자에 손을 댔습니다. 결과는 손실이었습니다. 빚을 메우려던 시도가 빚을 더 키우는 흔한 경로입니다.
세 번째 — 카드 돌려막기. 그 사이 여러 신용카드사의 카드대금이 쌓였습니다. 이번 달 카드값을 다음 달 카드로, 다시 그 다음 달로 넘기는 전형적인 채무 돌려막기 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빌린 돈은 범죄자에게, 메우려던 돈은 시장에, 남은 것은 카드값. 그렇게 합계 1억 4,420만원이 되었습니다.
미용실 수입으로 1억 4,420만원을 갚을 수 있었을까요?
개인회생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이 사람이 지금 소득으로 이 빚을 갚을 수 있는가”입니다.
의뢰인은 정해진 급여명세서가 나오지 않는 영업소득자였습니다. 미용실 수입은 달마다 오르내렸고, 원금은커녕 매달 붙는 이자조차 감당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명백한 지급불능이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는 법원이 반드시 짚고 넘어갈 만한 쟁점이 세 가지 있었습니다.
- “빌린 돈을 정말 보이스피싱으로 잃은 게 맞는가” — 개인 채권자에게 빌린 돈의 사용처가 소명되지 않으면 채무 성립 자체를 의심받습니다.
- “주식·코인 투자와 카드 사용은 어땠는가” — 법원은 최근 1년 신용카드 이용내역과 고액 사용내역을 확인합니다.
- “숨겨둔 소득이나 재산은 없는가” — 의뢰인은 신청 당시 지인의 부탁으로 회사 두 곳에 실제 근무 없이 직원으로 등록되어 있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급여를 받는 근로자로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세 가지 모두, 그대로 두면 신청이 흔들릴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김앤파트너스는 무엇을 했을까요?
이 사건의 승부처는 “서류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로 벌어진 일”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었습니다.
1. 보이스피싱 피해를 사실로 확정했습니다. 개인 차용금 전액이 보이스피싱범 계좌로 흘러간 경위를 진술서와 이체확인서로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여기에 경찰의 수사 미제 종결 사건사실확인원을 함께 붙여, 의뢰인이 그 돈을 쓴 것이 아니라 범죄로 잃었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했습니다.
2. 법원 보정권고에 정면으로 답했습니다. 최근 1년치 신용카드 이용내역서를 카드사별로 전부 확보하고, 50만원 이상 사용내역 정리표를 별도로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를 감추지 않고 먼저 펼쳐 보이는 방식이었습니다.
3. 허위 직원 등록 문제를 해소했습니다. 이름만 올려둔 두 회사 건에 대해, 실제 근무가 없었고 입금된 급여를 전액 다시 회사로 재이체했다는 사실을 거래내역서·퇴직증명서·메신저 대화 내용으로 소명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퇴직금이 청산가치에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청산가치가 올라가면 변제금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이 쟁점은 곧 의뢰인이 매달 낼 돈의 크기와 직결됩니다.
4. 들쭉날쭉한 영업소득을 객관화했습니다. 미용실 요금표와 자필진술서에 더해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보고서(해당 직종 월 평균 2,396,000원)를 제출해, 주관적 진술이 아닌 통계로 소득 수준을 뒷받침했습니다. 영업소득자 개인회생에서 소득 입증은 가장 자주 발목을 잡는 부분입니다.
5. 청산가치를 투명하게 정리했습니다. 남아 있던 주식 잔고 15,760원, 코인 잔고 378원, 보험 예상해지환급금까지 재산목록에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은행별 거래내역서와 100만원 이상 거래 소명표도 함께 제출했습니다. 몇 만원 단위까지 숨기지 않는 태도가 법원의 신뢰로 이어집니다.
6. 개시 이후 변동사항을 즉시 반영했습니다. 개시결정 후 일부 채권자의 채권 이의신청으로 채권액이 변경되자 이를 곧바로 변제계획에 반영하고, 변제금 983,223원을 회생계좌에 실제로 입금해 변제계획 수행 가능성을 확인받았습니다.
결과 — 1억 4,420만원에서 3,468만원으로
서울회생법원은 2025년 6월 12일, 변제율 24.35%의 변제계획을 인가했습니다. 신청 후 약 3개월 반 만이었습니다.
| 구분 | 금액 |
|---|---|
| 총 채무액 | 144,207,593원 |
| 면책되는 채무액 | 108,811,565원 |
| 총 변제금 | 34,688,376원 |
| 월 변제금 | 963,566원 |
| 변제 횟수 | 36회 (3년) |
| 변제율 | 24.35% |
| 관할법원 / 결정일 | 서울회생법원 / 2025.06.12. |
1억 4,420만원이던 채무 중 1억 881만원이 변제 대상에서 벗어났습니다. 의뢰인이 3년간 갚아야 할 금액은 3,468만원, 매달 96만원 남짓입니다. 미용실 수입으로 감당할 수 있는 크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금융기관 외의 채무도 채권자에 넣을 수 있나요?
Q2. 월변제금액을 납부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Q3. 빌린 돈을 보이스피싱범에게 전부 보내버린 경우에도 개인회생이 되나요?
Q4. 실제로 일하지 않은 회사에 직원으로 등록되어 있었는데, 그 급여도 재산으로 잡히나요?
마무리
빌려준 사람에게는 분명 채권이 남지만, 빌린 사람이 그 돈을 한 푼도 써보지 못한 채 범죄로 잃는 일도 실제로 일어납니다. 문제는 그 사정이 서류로 증명되지 않으면 법원에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사건에서 결정적이었던 것은 특별한 논리가 아니라, 이체확인서 한 장·수사 종결 확인원 한 장·재이체 내역 한 줄을 빠짐없이 모아 붙인 작업이었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 투자 손실, 카드 돌려막기가 겹쳐 매달 이자조차 감당되지 않는 상태라면 개인회생을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변제율·월 변제금·인가 여부는 소득 형태, 재산 내역, 채무 발생 경위에 따라 개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자료를 들고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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