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게 문을 닫고 나니, 갚아야 할 돈만 3억 5천만원이 남았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돈이 도는 속도와 나가는 속도가 어긋나는 순간이 옵니다. 재료값은 이번 주에 치러야 하는데 들어올 돈은 다음 달이고, 그 간격을 메우려고 대출을 받습니다. 처음에는 한 달이면 정리될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달에도 그 간격이 또 벌어지면, 이번엔 앞선 대출의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다른 대출을 받게 됩니다.
이 글은 개인사업자로 일하며 사업운영자금 대출과 돌려막기가 겹쳐 3억 5,547만원의 채무를 지게 된 50대 남성 의뢰인이, 수원회생법원에서 변제율 8.42%, 36개월 조건으로 개인회생 인가결정을 받은 실제 사례입니다. 채무 중에는 신용보증기금 보증 대출이 대위변제로 넘어간 2억원대 채권과 지방세 체납, 그리고 오래된 친구에게 빌린 개인 채무까지 섞여 있었습니다.
성실히 버티던 사장님이, 왜 결국 회생을 신청하게 됐을까요?
의뢰인은 개인사업자였습니다. 빚은 한 번에 생긴 것이 아니라, 사업을 유지하려는 선택이 하나씩 쌓이면서 만들어졌습니다.
첫 번째, 보증 대출로 사업자금을 마련했습니다. 담보로 내놓을 재산이 넉넉하지 않은 개인사업자가 운영자금을 구하는 가장 일반적인 길은 보증기관의 보증을 받아 은행 대출을 받는 것입니다. 의뢰인 역시 신용보증기금 보증 대출로 2억원대의 사업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사업이 굴러가는 동안에는 문제가 없는 구조였습니다.
두 번째, 사업이 부진해지자 간격이 벌어졌습니다. 매출이 줄어도 재료비와 고정비는 그대로 나갔습니다. 당장 치러야 할 돈을 막기 위해 제2금융권 저축은행 대출을 여러 건 받았고, 그 규모는 3천만원가량이 되었습니다.
세 번째, 친구에게까지 손을 벌렸습니다. 금융권에서 더 빌릴 수 없게 되자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에게 돈을 빌렸습니다. 이 돈은 유흥이나 투자에 쓰인 것이 아니라 식자재를 사고 기존 대출의 원리금을 갚는 데 들어갔습니다. 사업을 이어가려고 빌린 돈이, 결국 먼저 빌린 돈을 갚는 데 쓰인 것입니다.
네 번째, 세금까지 밀렸습니다. 소득이 줄면서 지방소득세를 비롯한 지방세가 미납으로 쌓였습니다. 자동차세, 지방소득세, 등록면허세가 각각 체납 상태로 남았습니다.
다섯 번째, 보증이 대위변제로 실행됐습니다. 의뢰인이 대출을 갚지 못하자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았고, 그 순간 채권자가 은행에서 보증기관으로 바뀌었습니다. 대위변제된 원금만 2억 1,741만원이었습니다. 여기에 저축은행 채권 일부는 다시 캐피탈사로 양도되어, 추심하는 상대가 또 한 번 바뀌었습니다.
빚을 낸 이유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과, 그 빚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사업 소득으로는 원리금은커녕 이자도 감당할 수 없는 상태 — 법이 말하는 지급불능이 이미 와 있었습니다.
법원은 왜 두 번이나 보정을 요구했을까요?
개인사업자의 개인회생은 직장인 사건보다 소명 요구가 촘촘합니다. 급여명세서 한 장으로 소득이 정리되는 직장인과 달리, 사업자는 돈이 들어오고 나간 경로 자체를 하나하나 설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이 확인하고자 한 것은 크게 네 가지였습니다.
첫째, 저축은행 대출금을 어디에 썼는가. 법원은 채권자목록의 저축은행 대출 두 건을 지목해 사용처 소명을 요구했습니다. 사업자금으로 썼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자금이 실제로 어디로 흘러갔는지 자료로 보여야 했습니다.
둘째,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 채권자를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 친구에게 빌린 돈에는 부채증명서가 없습니다. 차용증과 이체 내역 같은 자료로 실제 채무임을 입증해야 했습니다.
셋째, 채권 금액이 계속 움직였다. 신청 이후 보증기관의 대위변제가 실행되고, 저축은행 채권이 캐피탈사로 양도되고, 지자체가 체납 세금에 대해 채권신고서를 내면서 채권자와 금액이 모두 바뀌었습니다. 변제계획안은 인가 시점의 정확한 채권 내역 위에서만 세워질 수 있습니다.
넷째, 소득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매달 얼마를 갚을 수 있는지가 변제계획의 전부이므로, 소득은 추정이 아니라 자료로 뒷받침되어야 했습니다.

김앤파트너스는 무엇을 했을까요?
1차 보정 — 사용처를 표로 쪼개고, 못 밝힌 돈은 먼저 인정했습니다. 2025년 3월 보정권고를 받은 뒤, 같은 해 4월 보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법원이 지목한 저축은행 대출 두 건에 대해 대출금이 쓰인 경위를 항목별 표로 정리하고 관련 금융자료를 첨부했습니다. 그리고 끝내 사용처를 밝히지 못한 110만원은 숨기지 않고 재산목록의 청산가치에 먼저 반영했습니다. 소명되지 않는 금원을 그대로 둔 채 넘어가려 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되지만, 스스로 청산가치에 얹어 제출하면 법원의 의심을 덜고 절차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습니다.
같은 보정서에서 다른 채권 한 건의 원금은 부채증명서 기준으로 바로잡았고, 친구에게 빌린 돈에 대해서는 차용 경위, 계좌 이체 내역, 금전거래관계표를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서류가 없는 개인 채무를 서류로 만들어낸 작업입니다. 소득은 2023년도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으로 객관적으로 입증했습니다.
2차 보정 — 움직인 채권을 전부 따라가 반영했습니다. 2025년 8월 두 번째 보정명령이 나오자 9월 초에 보정서를 냈습니다. 저축은행 채권이 캐피탈사로 양수된 사실을 반영해 해당 채권 두 건을 갱신했고, 지자체가 낸 채권신고서에 따라 자동차세 154,850원·지방소득세 190,300원·등록면허세 69,510원을 세목별로 나누어 채권자목록에 올렸습니다. 신용보증기금 대위변제로 확정된 채권 현재액(원금 217,413,766원, 이자 190,692원)도 그대로 수정해, 채권자목록과 변제계획안 수정본을 함께 제출했습니다.
세금을 세목별로 쪼개 넣고, 양수된 채권의 채권자 이름을 바꾸는 일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인가 후에 “누락된 채권”이 튀어나와 변제계획 자체가 흔들립니다. 두 차례 보정에 성실히 대응한 끝에, 신청(2025년 3월)부터 약 9개월 반 만인 2025년 12월 18일 인가결정을 받았습니다.
결과 — 3억 5,547만원이 2,961만원으로
| 구분 | 금액 |
|---|---|
| 총 채무액 | 355,476,361원 |
| 면책(탕감)되는 채무액 | 325,864,620원 |
| 총 변제금 | 29,611,741원 |
| 월 변제금 | 822,549원 |
| 변제 횟수 | 36회 (3년) |
| 변제율 | 8.42% |
| 관할법원 / 인가일 | 수원회생법원 / 2025. 12. 18. |
원금 기준 변제율 8.42%로 인가되었습니다. 3억 5,547만원이던 채무 중 3억 2,586만원이 면책되고, 의뢰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매달 82만 2,549원씩 36회, 총 2,961만원입니다. 3년을 성실히 납부하면 나머지는 책임에서 벗어납니다.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가 끝난다는 점입니다. 보증기관과 캐피탈사와 지자체에서 각각 날아오던 독촉이 하나의 변제계획으로 묶이고, 매달 갚아야 할 금액이 82만원으로 확정됩니다. 돌려막기로 버티던 사람에게는 이 “확정”이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세금도 채권자에 넣을 수 있나요?
Q2. 금융기관 외의 채무도 채권자에 넣을 수 있나요?
Q3. 친구에게 빌린 돈도 채권자목록에 넣어야 하나요?
Q4. 대출금을 어디에 썼는지 증명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어떻게 되나요?
마무리
사업이 어려워져 생긴 빚은 대개 복잡합니다. 보증기관의 대위변제로 채권자가 바뀌고, 대출채권이 다른 회사로 양도되고, 세금이 밀리고, 금융권에서 더 빌릴 수 없어 가까운 사람에게 손을 벌린 흔적까지 뒤섞입니다. 개인회생 절차에서는 이 뒤엉킨 내역을 하나씩 풀어 채권자목록과 변제계획안에 정확히 옮기는 일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법원이 요구하는 것은 완벽한 과거가 아니라, 설명할 수 있는 과거이기 때문입니다.
변제율과 인가 여부는 채무 구성, 소득과 부양가족, 보유 재산의 청산가치, 자금 사용처의 소명 정도에 따라 개별 사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위 사례의 수치가 모든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용처를 밝히기 어려운 돈이 있거나, 채권자가 바뀌어 누구에게 갚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그것이 신청을 미룰 이유가 되지는 않습니다. 정리할 수 있는 문제인지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 김앤파트너스가 개별 사정에 맞춰 함께 살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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