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을 나는 게 꿈이었는데, 땅에서 먼저 무너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항공업계 종사자들에게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었습니다. 비행기가 뜨지 않으니 비행수당이 사라졌고,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이 번갈아 반복되는 동안 월급명세서의 숫자는 절반 이하로 내려앉았습니다. 문제는 대출 상환일은 그대로였다는 점입니다.
이 글은 삼수 끝에 항공 관련 학과에 입학해 국내 항공사 부기장이 된 30대 남성 의뢰인이, 코로나19로 인한 급여 급감과 주식 투자 손실이 겹치며 3억 1,081만원의 채무를 지게 된 뒤, 서울회생법원에서 변제율 62.39%, 36개월 조건으로 개인회생 인가결정을 받은 실제 사례입니다. 소득이 적지 않은 직장인의 개인회생이라 소명 요구가 유난히 촘촘했던 사건이기도 합니다.
꿈을 이룬 사람이, 왜 3억의 빚을 지게 됐을까요?
의뢰인은 미혼모인 어머니 밑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적 비행기를 자주 타던 외할머니를 따라다니며 조종사를 꿈꿨고, 삼수 끝에 항공운항 관련 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군복무 중 어머니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혈혈단신이 되었고, 이후 외가 친척의 양자로 입양되어 성인기를 시작했습니다. 2018년 항공사에 입사했고, 이듬해 부기장 자격을 얻었습니다. 꿈은 여기까지 순조로웠습니다.
첫 번째 — 투자 목적의 한도 대출. 2020년 초, 의뢰인은 투자 목적으로 1금융권 은행에서 1억 8천만원 규모의 한도 대출(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주식 단기 트레이딩을 시작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과 예측 가능한 급여가 있다는 자신감이 판단의 근거였습니다.
두 번째 — 예측이 무너진 자리. 하필 그 직후 코로나19가 항공업을 덮쳤습니다. 회사는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반복했고, 월급은 급감했습니다. 소득이 줄어드는 동안 트레이딩 손실까지 겹쳤습니다. 2022년 말, 의뢰인에게 남은 것은 대출로 만든 채무뿐이었습니다.
세 번째 — 회복, 그리고 재차 손실. 2023년 초 AI 테마 주가가 급등하던 시기에 단기 트레이딩으로 일시적으로 자산을 회복해 채무 대부분을 상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회복은 오래가지 못했고, 다시 손실이 났습니다. 한 번 성공했던 경험이 오히려 두 번째 시도를 부추긴 셈이었습니다.
네 번째 — 돌려막기와 신용도 하락. 2024년 결혼을 앞두고 의뢰인은 2금융권 대출까지 받아 재투자를 시도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신용도가 급격히 떨어졌고, 기존 1금융권 마이너스통장의 연장마저 불가능해졌습니다. 만기가 몰려오는데 연장할 방법이 없다는 것 — 이 시점에서 지급불능은 사실상 확정되었습니다. 결혼 직전 지인 3인에게 빌린 2,250만원도 그 무렵의 채무입니다.
총채무 3억 1,081만원 중 1금융권 신용대출 한 건이 1억 8,600만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소득이 있는 직장인의 개인회생, 왜 소명이 까다로울까요?
이 사건에서 지급불능 상태 자체는 다툼의 여지가 적었습니다. 진짜 관문은 “이 돈이 어디에 쓰였는가”를 증명하는 일이었습니다.
첫째, 사용처 소명입니다. 투자 목적 대출과 돌려막기가 얽힌 사건에서는 법원이 자금의 흐름을 매우 상세하게 확인합니다. 설명되지 않는 금원이 남으면 그만큼 청산가치에 반영되어 변제금이 올라가고, 소명이 부실하면 절차 자체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둘째, 지인에 대한 개인채권입니다.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에게 빌린 돈은 실제 차용 사실과 사용처를 별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자칫 특정 채권자에게만 유리하게 갚은 것으로 비칠 여지가 없어야 합니다.
셋째, 주민등록초본상 종전 주소지 문제였습니다. 초본상 이전 주소가 타인의 거주지로 기재되어 있어, 실제 거주관계와 보증금의 행방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넷째, 생계비와 가용소득입니다. 급여가 있는 직장인은 생계비를 어디까지 인정받느냐에 따라 월 변제금이 곧바로 달라집니다.

김앤파트너스는 무엇을 했을까요?
첫째, 지인 채권 3건을 서류로 재구성했습니다. 보정권고에 따라 개인채권자 3인에 대한 차용금 및 변제금 정리내역, 차용금 사용처 소명표, 각 채권자별 입출금 거래내역을 각각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말이 아니라 계좌 기록으로 차용 사실을 증명한 것입니다.
둘째, 활동성 계좌 14개를 전부 훑었습니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 확인된 활동성 계좌 14개 전 계좌에 대해 최근 1년간 입출금 내역을 확보하고, 100만원 이상 사용처 소명표를 작성했습니다. 최근 발생한 금융기관 채무의 사용처 소명표와 거래내역도 추가로 제출했습니다. 그럼에도 끝내 소명이 불가능한 금원은 감추지 않고 청산가치에 반영했습니다. 무리하게 우기는 대신 인정할 것을 인정하는 편이 절차 전체의 신뢰를 지키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카드 사용내역까지 정리했습니다. 카드사 4곳의 이용내역과 50만원 이상 카드이용내역 소명표를 제출해, 생활비와 투자자금의 흐름을 구분해 보여주었습니다.
넷째, 주소지 기재 문제를 자료로 풀었습니다. 종전 거주지에서 퇴거한 뒤 현 주소지에 입주하기 전의 임시 전입이었다는 점을, 임대차계약서·등기사항전부증명서·보증금 반환내역 및 그 사용처 자료로 소명했습니다.
다섯째, 변제계획안을 두 차례 다듬었습니다. 보정권고에 따라 기타생계비를 조정해 중위소득 100% 기준에 맞춘 수입·지출 목록과 변제계획안을 수정 제출했고, 이후 회생위원 보수 내용을 반영한 변제계획안도 재제출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서울회생법원은 2025년 9월 22일, 36개월 변제·원금의 62.39% 변제율로 개인회생 변제계획인가결정을 내렸습니다.
| 구분 | 내용 |
|---|---|
| 총 채무액 | 310,810,893원 |
| 면책되는 채무액 | 118,901,949원 |
| 총 변제금 | 191,908,980원 |
| 월 변제금 | 5,330,805원 |
| 변제 횟수 | 36회 (3년) |
| 변제율 | 62.39% |
| 관할법원 | 서울회생법원 |
변제율 62.39%는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닙니다. 소득이 유지되는 직장인이기에 갚을 수 있는 만큼은 갚는 계획입니다. 다만 그 대가로 5년이 아닌 3년이라는 기간이 정해졌고, 3년 뒤에는 1억 1,890만원의 채무가 사라진 채 끝난다는 점이 확정되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던 돌려막기가, 달력에 적히는 36번의 납부로 바뀐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금융기관 외의 채무도 채권자에 넣을 수 있나요?
Q2. 월변제금액을 납부 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Q3. 주식 투자 손실로 생긴 빚도 개인회생이 되나요?
Q4. 지인에게 빌린 돈도 채권자 목록에 넣어야 하나요?
마무리하며
투자 손실로 생긴 빚은 “내 잘못”이라는 자책 때문에 상담 자체를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개인회생 절차에서 중요한 것은 자책의 크기가 아니라, 자금의 흐름을 얼마나 성실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입니다. 계좌 하나하나의 입출금을 정리하고, 설명되지 않는 부분은 청산가치에 반영하며, 갚을 수 있는 범위를 정직하게 제시하는 과정이 결국 인가결정으로 이어집니다.
소득이 있는 직장인이라도, 만기 연장이 막히고 돌려막기가 시작된 시점이라면 이미 개인회생을 검토할 단계일 수 있습니다. 다만 변제율과 변제기간, 청산가치 산정은 채무의 성격·재산 상황·소득 수준에 따라 개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본인의 사정에 맞는 판단은 전문가와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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