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등학교도 못 마쳤고, 이제는 손이 떨려 아무 일도 못 합니다”
빚은 사람을 가리지 않습니다. 다만 어떤 빚은,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을 그대로 닮아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의뢰인은 7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초등학교조차 마치지 못했고, 군에서 배운 사진 기술 하나로 공원에서 관광객 사진을 찍으며 평생을 버텨 온 70대 남성입니다. 총채무 1억 5,674만 원을 진 채 기초생활수급비 137만 원으로 하루하루를 살던 그가, 서울회생법원에서 개인파산 전액 면책을 받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성실하게 살았는데, 왜 빚부터 남았을까요?
의뢰인의 첫 직업은 사진사였습니다. 공원에서 관광객의 한때를 찍어 주며 생계를 이었지만, 카메라가 집집마다 보급되면서 그 일은 시대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직업을 잃은 그는 아내가 운영하던 작은 식당 일에 합류했습니다.
1996년, 대출과 지인의 도움을 보태 생애 첫 집을 마련했습니다. 평생 처음 가져 본 ‘내 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IMF 외환위기가 닥쳤습니다. 식당은 하루도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의뢰인은 1금융권에서 2금융권으로, 다시 고금리 일수대출로 차례차례 내려갔습니다. 빚으로 빚을 갚는 이른바 채무 돌려막기가 시작된 것입니다.
한 번 시작된 돌려막기는 스스로 멈추지 못합니다. 원금은 그대로인데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결국 아내가 삶을 포기하겠다며 집을 나가는 극한의 상황까지 갔습니다. 가족은 살던 지역을 떠나 서울로 이주했습니다. 도망이 아니라,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와서도 왜 회복하지 못했을까요?
서울에서의 삶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미 신용불량자라는 낙인이 찍힌 뒤였기에 제대로 된 직장은 어디에서도 받아 주지 않았습니다. 배달 아르바이트, 식당 허드렛일. 그렇게 일당으로 버티는 사이 몸이 먼저 무너졌습니다.
아내는 무릎 수술을 받았고, 의뢰인 본인도 안과 수술과 허리 수술을 잇따라 받았습니다. 그리고 파산 신청을 준비하던 무렵,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겹쳤습니다. 막내아들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고, 딸마저 뇌수술을 받았습니다.
신청 당시 의뢰인의 상태는 치매 전 단계, 파킨슨병 초기, 수전증이었습니다. 손이 떨려 일상생활조차 어려운 몸으로, 수입이라고는 기초생활수급비 월 1,379,460원이 전부였습니다. 1인 가구 최저생계비 1,435,207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입니다.
빚을 갚을 여력이 있느냐를 따질 단계가 아니었습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이미 불가능한 지급불능 상태였습니다.
| 구분 | 개인파산 신청 전 | 파산·면책 후 |
|---|---|---|
| 총채무액 | 약 1억 5,674만 원 (156,746,745원) | 0원 (전액 면책) |
| 면책 채무액 | — | 156,746,745원 |
| 월 수입 | 기초생활수급비 137만 원 | 동일 |
| 재산 | 없음(무재산) | — |
| 소요 기간 | 신청 2025. 12. 18. | 면책결정 2026. 6. 8. (약 6개월) |

김앤파트너스는 무엇을 했을까요?
첫째, 예납 비용의 벽을 소송구조로 넘었습니다. 파산을 신청하려면 절차 비용을 법원에 미리 내야 합니다. 그런데 기초생활수급비만으로 살아가는 의뢰인에게는 그 돈을 마련할 방법 자체가 없었습니다. 저희는 예납 능력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신청과 동시에 소송구조신청을 진행했고, 2025년 12월 31일 법원으로부터 일부구조결정을 받아냈습니다. 시작조차 못 할 뻔한 절차의 문을 먼저 연 것입니다.
둘째, 파산관재인에게 ‘왜 이 빚이 생겼는지’를 소명했습니다. 파산선고 후 파산관재인의 자료제출 요청에 응하여 2026년 2월 3일 제2차 자료제출을 통해 의뢰인의 건강 상태, 채무 발생 경위, 가족 상황을 상세히 정리해 제출했습니다. 낭비나 사치가 아니라 IMF 이후 생계형 적자와 고금리 돌려막기로 쌓인 채무라는 점, 그리고 지금은 회복 가능성이 없는 건강 상태라는 점을 자료로 뒷받침했습니다.
셋째, 송달 불능이라는 실무적 장애물을 직접 뚫었습니다. 개인 채권자 한 명의 주소로 서류가 송달되지 않아 법원의 주소보정명령이 두 차례 내려졌습니다. 절차가 멈출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저희는 과거 채권압류 관련 결정문을 발굴해 해당 채권자의 새 주소를 확인했고, 2026년 2월 13일 그 결정문을 첨부한 주소보정서를 신속히 제출했습니다. 이후 다시 발령된 주소보정명령에도 지체 없이 대응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12월 18일 신청부터 2026년 6월 8일 면책결정까지 약 6개월 만에 절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고령이고 서류를 스스로 챙기기 어려운 의뢰인의 사정을 고려하면, 지연 없이 끝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결과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개인파산 신청을 하면 면책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Q2. 면책은 금융권 채무만 가능한가요?
Q3. 파산 신청 비용조차 낼 수 없는 형편인데, 그래도 신청할 수 있나요?
Q4. 채권자의 주소를 몰라 서류가 송달되지 않으면 파산 절차가 중단되나요?
마무리 —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사실은 가능한 때입니다
“이 나이에 무슨 파산이냐”, “기초생활수급자는 신청 비용도 없는데 안 되지 않느냐”고 지레 포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개인파산은 갚을 능력이 없다는 사실 자체를 법이 인정해 주는 제도입니다. 오히려 수입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고 재산이 없는 상황일수록, 제도가 본래 예정한 대상에 가깝습니다.
비용이 없다면 소송구조라는 길이 있고, 채권자 주소를 몰라 절차가 멈출 것 같아도 기록을 찾아 뚫어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만 면책 여부, 소요 기간, 관재인 조사의 범위 등은 채무의 성격과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이 사례와 비슷하다고 느껴지신다면, 혼자 판단하기보다 먼저 상담을 통해 본인의 사정에 어떤 절차가 맞는지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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