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생 쉬어본 적이 없는데, 남은 건 빚뿐이었습니다”
개인파산 상담을 하다 보면 한 번도 흥청망청 써본 적이 없는 분을 자주 만납니다. 식당에서, 청소 현장에서, 남의 가게에서 몸으로 벌었는데 빚은 줄지 않고 오히려 불어난 경우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의뢰인은 강원 폐광 지역에 사는 60대 여성입니다. 1982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20대 초반에 결혼한 뒤, 시어머니의 가축 농사를 거들고 식당일과 청소일을 가리지 않으며 살림을 꾸려왔습니다. 그런데 가족의 사고와 배우자의 부상, 대출사기 피해, 코로나19 폐업이 차례로 겹치면서 2000년대 초부터 쌓인 빚이 총 1억 4,674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신청 당시 의뢰인의 수입은 기초생활수급 월 60만 원이 전부였고, 본인 명의 재산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의뢰인이 춘천지방법원에서 개인파산 전액 면책을 받기까지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20년 넘게 쌓인 1억 4,674만 원, 어디서 시작됐을까요?
의뢰인의 채무는 소비로 만든 돈이 아니었습니다. 가족을 지키려다 하나씩 얹힌 돈이었습니다.
첫째, 자녀의 사고 합의금이 첫 구멍이었습니다. 자녀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사고가 나면서 합의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저축이 없던 형편에서 이 돈은 곧바로 빚이 되었습니다.
둘째, 배우자의 부상으로 소득이 끊겼습니다. 배우자가 탄광에서 일하던 중 허리를 다치면서 가계의 주 수입이 사라졌습니다. 생활비는 그대로인데 들어오는 돈만 없어지자, 부족분은 계속 대출로 메워졌습니다.
셋째, 지인에게 떼이고 사기단에 빼앗겼습니다. 자녀 명의로 단란주점이 운영되던 시기, 종업원 고용 명목으로 지인에게 수백만 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이어 동네 지인의 소개로 접촉한 대출사기단 때문에 총 900만 원이 대출됐지만, 그중 650만 원은 사기단이 가져갔습니다. 돈은 남의 손에 들어갔는데 원리금 상환 의무는 의뢰인에게 남았습니다.
넷째, 코로나19가 마지막 숨통을 끊었습니다. 가게는 코로나19로 문을 닫았지만, 방역수칙 위반 단속 이력 때문에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배우자가 지붕에서 떨어져 허리수술과 다리수술을 받았고, 자녀마저 신용불량 상태로 집을 나갔습니다. 끝내 의뢰인 본인도 쓰러져 뇌 이상 진단을 받았고, 그제야 기초생활수급자로 등록되었습니다.
자녀 명의 가게, 누가 실제로 운영한 걸까요?
이 사건에는 반드시 정리하고 가야 할 쟁점이 있었습니다.
파산관재인에게 제출된 초기 진술서에는 의뢰인이 단란주점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처럼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가게를 자주 도왔던 사정이 그대로 문장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사업자 명의도, 운영 주체도 자녀였습니다. 이 부분이 정리되지 않으면 의뢰인의 채무 발생 경위 전체가 다르게 읽힐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벽은 채권자 송달이었습니다. 의뢰인의 채권자 중에는 금융기관이 아닌 개인채권자가 섞여 있었고, 20년 가까이 지난 채권이다 보니 주소가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법원의 주소보정명령만 10차례 반복됐습니다. 여기서 대응이 한 번이라도 끊겼다면 절차는 그대로 멈췄을 것입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월 60만 원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파산 절차에 들어가는 예납비용 자체가 진입 장벽이었습니다.

김앤파트너스는 무엇을 했을까요?
1. 소송구조로 절차의 문턱부터 낮췄습니다. 의뢰인의 소득·재산 상황을 정리해 소송구조를 신청했고, 2024년 8월 14일 비용 예납이 면제되는 소송구조결정(일부구조)을 받았습니다. 돈이 없어 신청조차 못 하는 상황을 먼저 해결한 것입니다.
2. 파산관재인의 자료제출 요청에 세 차례 모두 성실히 응했습니다. 2024년 9월 1차, 10월 16일 2차, 10월 29일 3차에 걸쳐 요청 자료를 빠짐없이 제출했습니다. 1982년 고등학교 중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최종학력 자료, 부모의 지적전산자료 조회결과와 제적등본을 제출해 의뢰인과 가족에게 숨은 재산이 없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보였습니다.
3. 주점의 실운영자 쟁점을 사실관계로 바로잡았습니다. 자녀 명의 노래주점의 폐업사실증명서를 제출하고, 명의자인 자녀가 실질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을 확인·소명해 진술서의 해당 기재를 정정했습니다.
4. 수급 상황을 계좌 흐름으로 입증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비가 의뢰인 계좌가 아니라 배우자 계좌로 통합 입금되고 있었던 탓에, 서류만 보면 의뢰인의 소득이 불분명해 보일 수 있었습니다. 배우자 계좌의 입금 내역을 첨부해 월 60만 원이 가계의 전부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드렸습니다.
5. 주소보정명령 10회를 끝까지 방어했습니다. 반복되는 보정명령마다 채권자목록을 수정·보완하고 송달을 다시 시도하며 절차가 중단되지 않도록 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파산재단으로 배당할 재산이 없어 이시폐지결정과 함께 면책결정이 내려졌습니다. 결정일은 2025년 2월 20일, 관할은 춘천지방법원입니다.
| 구분 | 신청 전 | 결정 후 |
|---|---|---|
| 총채무 | 146,744,641원 (약 1억 4,674만 원) | — |
| 면책된 채무 | — | 146,744,641원 (전액) |
| 남은 채무 | 146,744,641원 | 0원 |
| 본인 명의 재산 | 없음 | 없음 |
| 월 소득 | 기초생활수급 60만 원 | 기초생활수급 60만 원 |
| 절차 예납비용 | 부담 불가 | 소송구조결정으로 면제 |
20년 넘게 따라다니던 1억 4,674만 원이 전부 정리됐고, 의뢰인은 예납비용을 한 푼도 부담하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개인파산 신청을 하면 면책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Q2. 면책은 금융권 채무만 가능한가요?
Q3. 자녀 명의로 된 가게를 도왔는데, 제가 실제 운영자로 몰리면 어떻게 되나요?
Q4. 기초생활수급자인데 파산 절차 비용을 낼 돈이 없습니다. 신청할 수 있나요?
마무리
빚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그 빚이 어떻게 생겼는지, 지금 갚을 능력이 있는지를 법원이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일입니다. 이 사건처럼 진술서의 한 문장, 배우자 계좌로 들어가는 수급비, 연락이 닿지 않는 오래된 개인채권자 같은 사정은 그냥 두면 불리한 사실처럼 보이지만, 근거 자료와 함께 설명하면 제 모습대로 읽힙니다.
소득이 기초생활수급비뿐이거나 명의만 빌려준 사업 때문에 채무를 떠안으신 경우, 비용이 없어 신청 자체를 망설이고 계신 경우라면 혼자 판단하지 마시고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면책 여부와 절차의 진행 방식은 개별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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